“조선인이 우물에 독을”…‘후쿠시마 지진’ 이후 퍼진 유언비어 막은 일본 시민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후쿠시마 지진’ 이후 퍼진 유언비어 막은 일본 시민들
  • 徐台教(ソ・テギョ) 記者
  • 承認 2021.02.14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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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큰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SNS 상에서 반복되는 차별선동 발언.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하였으나 일본 시민들의 적극적인 개입이 눈에 띄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13일 밤에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목조건물.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13일 밤에 발생한 지진으로 무너진 목조건물.

●100년 전을 방불케 하는 유언비어들

13일 밤11시 경에 일본 후쿠시마(福島) 동쪽 바다 60키로 지점을 진원으로 발생한 규모7.3의 강진. 일본 도호쿠(東北)、간토(関東) 지방을 중심으로 한때 약 80만호에서 정전이 되어 고속도로 통행금지와 신칸센(고속철도) 운행 정지도 이어지는 등 순식간에 수백만 명의 생활을 마비시켰다.

하루가 지난 14일 현재, 다행히도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부상자 100여명이 발생하는 정도의 피해로 머무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진 발생 직후부터 일본 트위터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조선인이 후쿠시마 우물에 독을 집어넣는 것을 봤다” 거나 “지진으로 조선인들이 좋아하고 있다”, “자이니치(재일교포를 가리키는 일본어)의 도둑질에 조심하라”, “중국인 절도 군단이 피해지역을 향하고 있다”는 등의 트윗이 이어진 것이다.

이런 트윗을 그저 ‘장난’으로 취급할 수 없는 배경이 일본에는 존재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00년 전인 1923년 9월 1일 도쿄를 중심으로 일어난 규모7.9의 간토대지진(関東大震災) 당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넣었다”, “조선인이 방화하고 다닌다”, “조선인이 약탈은 한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키려 한다” 등의 유언비어가 돌아 불과 한달 사이에 수천 명의 조선인들이 학살된 ‘선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들어 일본 사회에 널리 퍼진 ‘험한’ 분위기도 재일교포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기엔 충분하다. 실제로 지난 수년간, 큰 자연재해가 일어날 때마다 비슷한 트윗이 이어져왔다.

●팔로워 150만 명의 저명인사가 앞장서

하지만 이날 일본 트위터 유저들은 빠르게 대응했다. 유지들이 “차별 선동 트윗을 신고하자”고 적극적으로 호소한 것. 특히 많은 팔로워를 가지는 유명 유저들이 앞장섬으로써 14일 현재 대부분의 차별선동 트윗들은 삭제된 상황이다.

신고가 이어지자 차별 트윗을 날린 유저의 일부는 “일본에 실제 ‘우물’을 쓰는 사람들이 없지 않는가”는 식의 발뺌을 시도하려 했다. 어디까지나 농담이다는 변명이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이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악질한 내용인지를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이를 압도했다.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씨의 트위터.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씨의 트위터.
쓰다씨가 '신고'를 도모하자 유저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현재 해당 차별선동 트윗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쓰다씨가 '신고'를 도모하자 유저들이 빠르게 움직였다. 현재 해당 차별선동 트윗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이날 특히 눈에 띈 것은 쓰다 다이스케(津田大介, 47세)씨의 활약이었다.

저널리스트와 미디어 비평가이자, 19년에는 아이치트리엔날레(愛知トリエンナーレ) 예술감독을 역임하는 등 일본의 저명인사인 그는 152만 명에 달하는 팔로워들을 향해 지진 발생 직후부터 차별선동 트윗 수십 개를 인용하면서 ‘신고’를 도모했다.

쓰다씨는 이 과정에서 “10년 전 트위터에는 이런 노골적인 차별선동이 넘치지 않아서 (이번에) 필요한 대응이라 생각해서 (신고 호소를) 하는 것이다”고 자신의 심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올해 3월 11일은 동일본대지진 발생으로부터 10년이 되는 날이다.

또한 다른 글에서 쓰다씨는 “일본이 10년 전보다 각별히 유언비어에 취약해졌다”는 유저의 트윗을 인용하면서 “동일본대지진 당시, 일본 국내 스마트폰 계약자가 955만명, 트위터 유저가 670만명이었던 반면 2020년에는 각각 7009만, 4500만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사실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보 환경이 지난 10년 사이에 크게 변해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이 늘어난 반면 기존 미디어(언론매체)의 힘이 약해졌다. 문제는 막대한 영향력을 가지는 IT사업자가 사회적책임을 다하지 않는 부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어떤 재일교포는 “우리들 재일교포에 있어서 (관동대지진 학살 사건은) 힘든 과거이면서 다시 되풀이될 가능성이 있는 ‘공포의 미래’이기도 하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일어날 때마다 일본에서 반복되는 차별선동 트윗이 실질적인 피해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정치인들이 차별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분명하게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 또한 트위터에 잇달았다.